비행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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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회 비행
- 최장 체공시간 (기록 1시간 33분 54초) -
오늘은 저번주에 붙이지 못한 열풍 로고를 붙이기 위해서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발했다.
청호목욕탕 앞에서 팽철형 태우고, 시지에서 정두형 태워 고문님 댁에 도착하니 몇몇 부지런하신 분들은
벌써 도착해 계신다.
교택, 태만형, 재덕형, 정두형 등 몇 몇 회원들이 내 기체에 열풍 로고를 정성껏 붙여 주셨다.
작업하는 것을 보니 혼자는 도저히 못 붙일 거 같았다.
많이 해본 솜씨로 능숙하게 잘 붙인다.
이제 비로서 내 기체에도 열풍로고가 붙었고 한층 더 열풍에 대한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될 거 같았다.
오늘은 날씨가 썩 좋지 않음에도 여전히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다.
총무님이 문자로 돌린 보양식 미끼 탓인가?? 보양식이 뭘까 궁금했다.
참석인원은
김기홍고문님, 도남호, 이향종, 김팽철, 박교택, 이병철, 김태만, 배재덕, 권정두, 김종진, 김영숙, 권박사,
이상정, 최용석 이상 14명이다.
9시 15분 경 용석의 카니발과 고문님 스타렉스,
2대의 차량에 기체와 오늘 보양식 해먹을 취사도구, 재료 등을 나누어 싣고 상주 황금산으로 향했고
10시 40분경 상주 활공장에 도착했다.
스타렉스는 먼저 올라가고 교택이가 착륙장에 들렀다가 가자고 해서 착륙장에 내린 후,
간단하지만 정말이지 필수적인 착륙장 진입방법과 주의 사항, 요령 등을 브리핑 해줬다.
“상주활공장 글자 있는 부분 아래에서 그 정도 폭으로 팔자비행으로 고도처리를 하고 작은 나무들이 엉덩이에
스칠 정도로 낮게 진입 해야 착륙장에 들어 올 수 있고, 혹시 열이 튀어서 조금 높다 싶어도 브레이크 풀지 말고,
과조작하지말고 브레이크 40% 정도 잡고 가만 있음 몇 초후에 착륙하니 당황하지 말라고..”
같은 차에 타고 왔던 박사도 옆에서 착륙장에서 이륙장을 봤을 때 우측골은 싱크 지역이니
절대 그곳에서 고도 처리 하면 착륙장에 못들어 올 수 있다고 한마디 거들었다.
브리핑을 마친 후 다시 이륙장으로 약 5분 가량 올랐는데 이곳은 정상 부분에 길이 잘 닦여 있어 차량으로
이동하기 용이하다.
상주 황금산은 오래전 릿지비행을 딱 한번 해본 적이 있는 곳이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릿지가 길어서 릿지 비행하기엔 꽤 괜찮았던 같았다.
상주 활공장은 경상북도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에 소재한 활공장으로써 활공장 앞쪽으로는
낙동강 중상류가 흐르고 가까이 한번 가본적 있는 경천대가 있다.
이륙장의 높이는 해발 328미터 정도이며, 능선길이가 약 1킬로 정도로 아주 길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릿지 비행하기에 아주 좋을 듯 하다.
착륙장은 이륙장 아래 산기슭해발고도 190미터 대에 위치하며 착륙조건이 조금 까다롭다.
이륙장에는 경북대 상주캠퍼스 학생들이 교과 과정의 일환인지 주말을 이용하여 비행하기 위해서
열 댓명가량 올라 와 있었다.
이륙하는 자세가 초보인 내가 보기에도 상당히 어설프게 보인다.
우리팀 교택 교관이 뭔가 한두가지 어드바이스 해주는게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 쪽에도 나름대로 지도자가 있는데 괜히 나서는 것도 안좋다고 해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많이 어설프게 보였다.
바람은 다소 강하지만 북서서로 거의 정면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륙에는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거 같아 보인다.
기온은 11.6도, 습도 27%
풍속은 1.0~3.2m/sec로 평균 2.5m/sec 정도 나온다.
비행준비를 위한 셋팅을 마치고
우리팀도 더미를 출발로 몇 분 이륙해서 나가시고 팽철 형님이 용석이와 초보자들 받아주기 위해 먼저 내려가셨다.
어느 곳이던 누군가는 한두 사람이 희생하면 나머지 다른 많은사람들이 편하다. 그래서 희생과 열정이 따른다.
열풍에만 해도 더미해서 먼저 나가는 회원, 초보보다 먼저 착륙해서 초보들 착륙유도하기위하여 애써는 회원,
매미 된 회원들 언제나 열심히 잡아주는 회원 등 등,
누군가 말없는 희생으로 나머지 회원들이 편한 것이다.
어느사회 어느 단체던 이러한 일부회원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기에 대부분의 회원들이 좀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항상 맘속에는 누구나 고마운 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용석이가 먼저 뛰었다.
무리 없이 잘 치고 나간다.
그런데 무전이 잘되지 않음인지 이륙장 조금 벗어난 곳에서 좌측 우측 팔자를 그리다가
갑자기 배풍받고 산쪽으로 빠르게 들어온다. 부딪힐거 같아 교택이 무전기에 대고 턴하라고 소리친다.
그래도 별 반응이 없고 다들 걱정스레 쳐다보는데 시야에서 사라진 기체가 다시 돌아 나온다.
휴~ 다들 안도의 한숨을 쉬는 거 같았다.
교택이가 무전소리 들리면 발을 흔들어 보라 하지만 반응이 없다.
나중에서야 무전이 들리는지 제대로 반응하고 팽철부회장의 콜을 받아 무사히 착륙장에 착륙한다.
용석 비핼할때 무전 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쳤기에 회원 한분 더 보낼 동안 사이드에서 무전기 키를 잡아
무전기 테스트를 해본다.
“열풍 열풍 무전기 테스트 하나 둘 셋”
별 반응은 없지만 키를 잡았을 때 주변 열풍회원의 무전기에 키가 잡히는 소리가 칫 칫 하고 들린다.
무전은 잘 되는 구나..
그리고 저번주 GPS전원을 비행 후 켠 실수가 있었기에 미리 전원을 켜 두었다.
활주로에 들어서고 태만형님의 도움을 받아 기체를 펼쳐놓고 심호흡을 한번 한다.
교택의 준비되었으면 하나 둘 셋 하고 뛰세요.
조금 센 듯한 바람에 한템포 빠르게 견제, 그리고 질주
어렵지 않게 이륙했다.
좌턴을 해서 고도침하 없이 헬기장 있는 부분까지 가보니 처음에는 살짝 침하 되는 듯 싶더니
조금 더 전진하자 많이 띄워 준다. 이곳이 열이 튀는 곳 인가보다.
첫 번째 터닝포인터로 삼고 방향을 바꿔 이륙장을 지났다.
벌써 고도는 이륙장 보다 높아진다. 처음에는 조금은 소심하게 이륙장을 중심에 끼고
살짝 살짝 좌 우로 릿지를 타다가 점점 크게 게걸음비행으로 코스를 그려 나갔다.
나중에는 우측으로는 정자 근처까지 가보았는데 가던 중 모형비행기 날리는 곳에서 열이 튀길래
그곳을 제2터닝포인터로 삼고 릿지를 반복하다보니 어느 틈엔가 고도가 500을 넘어간다.
바리오가 없어서 초당 얼마나 상승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센 755 GPS(자전거용)의 고도를
수시로 눈으로 확인하면서 속도와 고도를 체크했다.
아무래도 바리오 보다는 전문적인 계기가 아니므로 고도를 표시하는데 시간차가 있다 1-2초 정도는
GPS가 위성 신호를 받아 재계산 하기까지 고도가 늦게 표시된다.
몸은 상승함을 느끼는데 계기상 수치는 그대로다. 아쉬운 대로 바리오 구입하기 전까지
내가 상승을 하고는 있구나 내가 하강 했구나 정도는 알 수 있다.
하늘에 수놓은 열 몇대의 글라이더들
모두다 우리 열풍기체다.
장관이다.
초반 레이스에서는 내가 운이 좋았는지 내가 제일 먼저 탑을 잡았다.
릿지 타고 얼마되지 않아 510미터 고도 잡았을 때 체공하는 모든 기체가 내 발밑에 있었다.
순간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 후 조금씩 조금씩 나는 하강하고 다른 기체는 내보다 더 떠올라서 탑을 뺐겼지만 잠시나마
멋진 기분이었다. 이런기분이 들어서 탑을 잡을려고 그토록 애를 써는 것인가??
하지만 곧 실력은 한계를 드러내고 4-5대의 기체가 나보다 위쪽이거나 비슷한 고도에 있다.
우리 회원들 기체가 스쳐지나갈 때 손을 흔들었다. 그쪽에서도 손을 흔들어 준다.
내 발 바로 밑으로 지나가는 기체는 저러다 갑자기 떠오르면 어떻하나?
내 위로 지나가는 기체에는 발이 내 날개에 걸리면 어떻하나? 걱정이 앞섰다.
반복된 릿지 비행으로 고도를 높이다가 궁금 한게 있어서 무전을 해서 착륙장 팽철 형님을 찾아봐도
묵묵부답이다. 바쁘시나??
오늘은 다들 좋은 바람에 릿지 타는데 집중하느라 무전을 안하는시는 거 같다.
전체적으로 무전기가 조용하다. 하기야 용석이가 무사히 착륙했으니 더 이상 무전 할 일도 없기는 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용한 무전기가 이해가 된다.
고도를 높게 잡았을 때 강변쪽으로 한번 빼서 경천대 쪽으로 가볼까?
싶어서 물어 볼려고 키를 잡고 무전을 해도 아무도 못들었는지 여전히 침묵이다.
조금 섭섭해 질라했다. 이렇게 초보가 목메어 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만..
정말 다들 비행에 집중하느라 그러는가?
회원들 많이 몰리는 곳에서 같이 비행하기에는 공중충돌 날까봐 겁이 나서 회원들이 많이 몰리는 곳과는
반대로 움직였다. 능선 우측에 회원들 기체가 많이 몰려 있으면 나는 좌측으로 가고 좌측에 몰려 있음 우측으로 가고..
그렇지만
릿지를 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능선의 어느 지점에서는 두기체가 마주칠 수밖에 없다.
능선 좌측으로 릿지 탈 때 능선 중간의 길을 발밑에 두고 진행하는데
앞에서 능선 앞쪽으로 약간 치우진 진로로 기체가 내쪽으로 온다.
우측으로 피하는게 정석이라는데 우측으로 내가 피하게 되면 내쪽으로 다가오는 기체의 진로를 막게 되기에
나는 조금 좌측으로 이동해서 진행하고 그 기체도 살짝 왼쪽으로 이동해서 서로 피해 나갔는데
이후 다른 기체도 대부분 이렇게 상호 회피기동을 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이륙장 보다 낮은 곳에서의 교행이면 산바깥쪽 기체가 어쩌고저쩌고 하겠지만
두기체 모두다 이륙장 보다 한참 높은 곳에서의 교행이기에 어느쪽이던 상관은 없지만
내가 알기에 원칙은 기체의 우측으로 피해가는 것인데..
잘못하면 공중에서 서로 엉켜서 충돌이 날 개연성이 충분한거 같다.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거나 마주오거나 내 진로 앞에 있는 기체의 움직이는 예상경로를 생각하지 않음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선 언제 한번 날을 잡아서 교육을 시켰음 좋을 텐데....
능선으로 난 길을 중심으로 뒤편으로 살짝 살짝 넘어가보면 확실히 상승이 더 잘 된다.
이론상으로야 산기슭에서 능선까지의 연장선을 그었을때 그 선의 안쪽에만 있음 와류에
두들겨 맞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직 나 같은 초보에겐 그 선 근처에 가는 것만 해도 짜릿한 모험이다.
또다시 무전을 시도 해봐도 무전이 되지 않는다.
치익, 치익, 여전히 잡음만 들리는 거 보니 혹시 밧데리가 다 되었나?
분명 아침에 집에서 나오기 전에도 밧데리 상태를 확인 했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싶어 예비로 가지고 다니는 밧데리 팩을 발라스트백 앞부분에서 꺼내어 교체하려고 꺼냈다
그러나 해가 나오고 열이 성숙해가면서 10분 전 쯤부터 매우 거칠어진 기상 때문에
두손다 놓고 복잡한 작업을 하기에는 아직은 초보인 나에겐 무리인 거 같았다.
잘못하면 밧데리팩을 공중에서 떨어뜨릴거 같았다.
무전기 밧데리 교체를 포기하고 그냥 알아서 착륙하기로 했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도 훨씬 지났고
1시간 이상을 비슷한 동작의 반복인 릿지비행을 하다보니 슬슬 지겨워져 오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내 무전기가 먹통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 동안 나를 많이 찾았을 거 같은데
나를 찾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런 사실을 알 길도 없고 혹 밥먹으로 내려가자고 찾지는 않았을지??
어느 듯 하늘에 많이 떠 있던 기체들도 수가 많이 줄었고 다른 기체들을 보니 착륙하려는지
하나 둘, 앞쪽으로 빼기도 하고 일부 착륙하기도 한다.
이제는
무전기가 없으니 콜을 받을 수도 없고 물어볼 수도 없고 이제는 완전히 혼자 알아서
착륙장에 들어가고 착륙해야 한다.
오늘은 천만 다행으로 이륙장 올라오기 전에 교택과 박사에게서 착륙장 브리핑을 받았기에
별 무리 없이 착륙할 거 같았고 이것이 나중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단 무전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착륙을 하나? 하는 막막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으니깐..
혼자 늦어서 다른 사람들 기다리게 하지 말고 착륙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릿지를 타면서 착륙하는 기체의 진입방향을 살폈다.
이제 풍향도 알았으니 적절한 고도처리가 문제다.
착륙을 위한 고도처리로 능선에서 조금 앞쪽으로 나왔지만
여전이 상승밴드 였는지 고도가 까지기는커녕 도리어 더 올라간다.
순간 문득 들었던 생각이 이러다 정말 내려가고 싶어도 못내려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되겠다 싶어 조금 더 앞쪽으로 빼서 8자비행을 하니 이젠 고도가 정리 된다.
한번 할때마다 100미터 정도 고도가 까져서 460대에서 360대로 다시 260m대로 떨어진다.
이제 어느 정도 고도가 맞을 거 같아서
착륙장 직선 어프로치 하기 위해서 접근하다가 아직 고도가 높은 거 같아서
반바퀴 정도의 8자 비행을 더해서 고도를 정리 후에 직선어프로치
어라~ 너무 고도를 깠나? 이번에는 착륙장 못미칠 거 같아서 만세
상주활공장이란 글자가 새겨진 착륙장 위쪽 하단사면을 미끄러지듯 날아 착륙장 진입
조금 빠른 속도에 브레이크 코드를 세 번정도 손에 감아쥐고 풀브레이크 걸 준비를 한 채
착륙장 모래 사장 비슷한 곳에서 풀브레이크 후 두발 착지
앞으로 달려나가 기체를 뒤로 떨어지게 했다.
무사히 착륙했다.
무전기가 안되므로 무사히 착륙했음을 알리지도 못하는데 기체 정리하고 돌아서는데
누군가 다른 회원이 내가 착륙했음을 알리는 듯 하다.
찍기판에는 못미쳤지만 까다로운 착륙장에 나름 잘 착륙했다고 자찬했다.
그리고 무전기가 왜 안되었을까?? 살펴보니 키락을 해놓았던거 같은데
이것이 풀려서 주파수가 418에서 440으로 바뀌어 있었다.
비행할때마다 꼭 한가지씩 빼먹거나 빠뜨린다. 정신을 좀더 차려야 겠다.
내려서 기체 정리 할 시간도 없이 태만형님이 급하게 차를 대고는
기체를 말아쥐고 하네스 벗은 채 차에 타라신다.
점심먹으러 간다고
하네스랑 기체랑 스타렉스 뒷자리에 수쎠 넣듯이 밀어 넣고 차에 올랐다.
형광색 윈드자켓을 입으신 분이 이 과정을 도와주셨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상주캠퍼스 레크레이션 강좌 교수라고 하는데??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
종진, 총무, 성언씨, 태만형 이렇게 차에 올라 이륙장에 기체와 하네스를 내려 놓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하네스로 덮어 놓은 채 팔각정 보양식 준비 된 곳으로 갔다.
우리 비행하는 동안에 성언씨랑 부인, 상국씨, 돈현이 4명이 성언씨 차로 합류했었나 보다.
그리고 영숙씨와 성언씨 부인께서 오랫동안 푹 고았나 보다.
제법 큰 삼계탕용 닭에다 전복과 약초를 넣은 맛나는 보양식을 배불리 먹었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닭요리를 먹은 것은 처음일 것이다. 맛났다.
착륙하기 전 기상이 거칠어서 많이 흔들렸기에 멀미가 나는 거 같아 오후 비행은 하지 않았음 했다.
정두형님은 이곳에서 아픈 기억도 있었는데 트라우마를 용케도 떨쳐버리고 오전에 비행을 잘하셨다.
그 비행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 하셨는지 오후에는 하지 않으려 하신다.
마침 바람도 오전보다 많이 거세졌고 종진이도 오후 비행은 안한다 하니 나랑 재덕형, 정두형, 용석
모두 거친 기상에서는 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들 안전을 위해서 욕심을 조금 누그러뜨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하루 이틀 비행하는 것 보다는 평생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늘 하루 못한 비행은 다음날 더 좋은 기상에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으니깐..
욕심 부리지 말자
오후에는 오전보다 바람이 좀더 세졌고 해가 나서 열이 튀니 더 거칠어 진거 같다.
풍속계로 측정한 수치로 이륙장 바람은 최대 풍속이 6.5m/sec 까지 나온다.
시속 약 23km다.
오후에도 처음 비행자 이륙때보다 나중에는 바람이 더 거칠어져서 선배들도 거친바람속에
몇 번 이륙중지, 실패를 거듭하고 나가신다.
평균 3m/sec 대로 초보가 날기에는 세다. 이륙하고 나면 비행하기에는 괜찮다고 하는데
이륙과 비행이 문제가 아니라 이정도 바람 세기라면 착륙이 문제다.
초보자급 기체로는 전진속도가 나오지 않아 착륙장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바람이 세면 셀수록 조그만 야산을 넘어오는 바람도 와류를 형성하기 때문에 뜻하지 않는 침하와
날개 접힘으로 당황하기 쉽고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륙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편안한 맘으로 고참 회원들 비행하는데 이륙보조를 했다.
임사장은 차를 가지고 내려가려는 듯 릿지 비행하는 중에 몇 번이나 탑랜딩을 시도 했지만 여의치 않나 보다.
정두형이 이를 보고 차는 우리가 가져다 놓을 테니 그냥 내려가라고 해서 내려 보냈다
비행 안하기로 한 사람 5명 빼고 모두 다 나가고 향종 부회장님만 남았는데 비행준비도 안하고 계시길래
우리가 이륙보조 해드릴테니 나가시라고 하니 오전에 비행 했기에 안하고 싶어 하시는 듯 썩 내켜하지 않으셨다.
그러다 주섬 주섬 비행준비를 하신 후 사뿐하게 이륙해서 나가신다.
나중에 향종 부회장님이 큰 부상을 입게 되는데 미안하다.
비행이란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해야 되는데
교택 말대로 신참들의 사고나 실수는 고참들의 일부 책임이 있지만 고참들의 사고나 실수는 본인자신의 책임이다.
뜨고 안 뜨고는 결국 본인이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라 하지만 그래도 괜히 우리가 무언의 펌프질을 하지 않았나 하는
미안함이 들었다.
남은 우리는 이륙장에 있는 차량과 몇 개의 짐을 모두 다 싣고 내려왔다.
착륙장에 내려 점심 먹기전에 대충 말아 놓은 기체를 차에서 다시 꺼내어 정리 한다고 있던 중에 ‘어 어’ 하는 소리와
웅성거림에 고개를 들어보니 기체 한대가 배풍 받고 산사면 쪽으로 날다가 뚝 떨어진다.
높이가 7-8미터이상은 족히 되는 듯 한데
기체를 보니 날개 중간에 열풍로고가 선명하고 기체 색상, 디자인이 내 것이랑 똑같다.
그렇다면 에델 엑섹을 타시는 향종형님?
기체를 접다가 놀라서 달려가 보니 떨어진 충격으로 괴로워 하시면서 일어나지 못하고 계셨다.
혹시라도 뼈가 부러졌을 때는 섣불리 움직이면 복합골절로 이어질수 있어 움직임이 많으면 오히려 안좋다.
조심스레 기체를 걷어내고 하네스와 바리오등 장비를 벗겨 하네스에 몸을 기대어 누워 있도록 했다.
걱정된 팽철부회장이 누가 떨어졌나? 물었을 때 종진이가 향종형님인데 괜찮다고 한 것을 상정으로 잘 못알아 듣고
기체 색깔도 나랑 똑같지 해서 하늘에서 내가 떨어진 줄 알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
속속 회원들이 착륙하고 성언씨 차에 향종형을 조심스레 싣고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나중에 뒷풀이 할때 연락된 내용으로는 요추 1번이 압박골절되었다 한다. 한동안은 고생하시리라 싶다.
왜 향종형님이 떨어졌는지는 자세히 모른다. 하지만 떨어진 직 후 몸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그냥 고도 높으면 지나갈걸
하시는걸로 봐서 착륙장 진입시 고도가 높아서 어떤 조작을 하시다가 그렇게 되지 않았나 혼자 생각해본다.
암튼 착륙은 이륙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큰 상처를 남긴다.
착륙장 상공에서의 과조작, 오조작은 정말 위험하다. 그리고 잘못된 판단도 역시
이륙은 실패하면 다시하면 되지만 착륙은 실패하면 바로 ....
착륙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되새겨 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남은 회원들도 뒷 정리를 하고 고문님 댁으로 돌아 왔다. 해가 빨리 떨어져서 어느 듯 컴컴하다.
뒷풀이는 뿔고로 향했고 1차 뒷풀이 과정에서 조금 얼굴 붉히는 일도 있었지만 사람 사는 어느 사회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자체적으로 언젠가는 풀어야할 과제 였을지도 모른다.
1차를 파하고 바쁜사람은 귀가 하고 다시 2차, 2차 끝나고 또 귀가할 사람은 귀가하고 자리를 미스터 세븐으로 옮겨서 3차,
두분 형님들 모셔다 드리고 집에 도착하니 11시반이다.
새벽부터 피곤한 몸을 자리에 뉘이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즐거운 비행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신께 감사드렸고
다만... 한가지
향종 부회장님의 빠른 쾌차를 기원합니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4회
2. 일자 : 2010년 11월 14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컨피던스 M사이즈
4. 풍속 : 2.1/1.0~3.6m/s(바람이 조금 강함)
- 기온 11.6도, 습도 27%
5. 이륙장, 및 고도 : 상주 황금산 이륙장, 약 321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황금산 높이는 328m라 하지만 이륙한 곳의 높이는 길에서 조금 내려와서 이륙을 하므로 321m로 측정됨.
6. 착륙장, 및 고도 : 상주활공장 중턱 착륙장 196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125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510m(이륙장 대비 182m더 올라감)
7-2. 최고속도 : 51.5km/h
8. 비행시간 : 1시간 33분 54초(총누계 비행시간 : 4시간 56분 33초)
8-1. 이륙시간 : 11시 34분 39초
8-2. 착륙시간 : 13시 08분 33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7.1km
9-2. 직선거리 : 0.412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방향 북서서) 바람이 다소 강함
10-2. 지형 : 릿지가 약 1킬로 이상으로 길어서 릿지 비행하기 최적의 장소임
10-3. 이륙장조건 : 상(북서서, 서풍을 받아서 이륙, 3-4대 동시 이륙이 가능한 공간)
10-4. 착륙장조건 : 하(이륙장에 비해 착륙장이 산 중턱에 있어서 별로 좋지 못한 조건임, 착륙진입이 조금 까다로움)
11. 특기사항
11-1. 비행 전 분명히 무전기 테스트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비행 중 키가 돌아가 버려 상호 무전교신이 되지 않아
혼자서 판단하고 혼자서 비행한 하루였음
처음에는 밧데리가 나가서 그런줄 알았는데 나중 알고 보니 주파수가 418에서 440으로 돌아가 버려서
그랬던 거 같았음
다음부터 무전기 수신상태를 재차 확인하고 주파수가 변경되지 않도록 키락을 설정해 놓아야 겠음
(분명 키락을 설정해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돌아 가버렸을까??)
11-2. 비행하고 처음으로 가장 오랜시간 비행(1시간 34분)하였고 이륙장 고도 위 120m 이상 획득한 하루였음
■ 14회 비행
- 최장 체공시간 (기록 1시간 33분 54초) -
오늘은 저번주에 붙이지 못한 열풍 로고를 붙이기 위해서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발했다.
청호목욕탕 앞에서 팽철형 태우고, 시지에서 정두형 태워 고문님 댁에 도착하니 몇몇 부지런하신 분들은
벌써 도착해 계신다.
교택, 태만형, 재덕형, 정두형 등 몇 몇 회원들이 내 기체에 열풍 로고를 정성껏 붙여 주셨다.
작업하는 것을 보니 혼자는 도저히 못 붙일 거 같았다.
많이 해본 솜씨로 능숙하게 잘 붙인다.
이제 비로서 내 기체에도 열풍로고가 붙었고 한층 더 열풍에 대한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될 거 같았다.
오늘은 날씨가 썩 좋지 않음에도 여전히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다.
총무님이 문자로 돌린 보양식 미끼 탓인가?? 보양식이 뭘까 궁금했다.
참석인원은
김기홍고문님, 도남호, 이향종, 김팽철, 박교택, 이병철, 김태만, 배재덕, 권정두, 김종진, 김영숙, 권박사,
이상정, 최용석 이상 14명이다.
9시 15분 경 용석의 카니발과 고문님 스타렉스,
2대의 차량에 기체와 오늘 보양식 해먹을 취사도구, 재료 등을 나누어 싣고 상주 황금산으로 향했고
10시 40분경 상주 활공장에 도착했다.
스타렉스는 먼저 올라가고 교택이가 착륙장에 들렀다가 가자고 해서 착륙장에 내린 후,
간단하지만 정말이지 필수적인 착륙장 진입방법과 주의 사항, 요령 등을 브리핑 해줬다.
“상주활공장 글자 있는 부분 아래에서 그 정도 폭으로 팔자비행으로 고도처리를 하고 작은 나무들이 엉덩이에
스칠 정도로 낮게 진입 해야 착륙장에 들어 올 수 있고, 혹시 열이 튀어서 조금 높다 싶어도 브레이크 풀지 말고,
과조작하지말고 브레이크 40% 정도 잡고 가만 있음 몇 초후에 착륙하니 당황하지 말라고..”
같은 차에 타고 왔던 박사도 옆에서 착륙장에서 이륙장을 봤을 때 우측골은 싱크 지역이니
절대 그곳에서 고도 처리 하면 착륙장에 못들어 올 수 있다고 한마디 거들었다.
브리핑을 마친 후 다시 이륙장으로 약 5분 가량 올랐는데 이곳은 정상 부분에 길이 잘 닦여 있어 차량으로
이동하기 용이하다.
상주 황금산은 오래전 릿지비행을 딱 한번 해본 적이 있는 곳이다.
워낙 오래전 일이라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릿지가 길어서 릿지 비행하기엔 꽤 괜찮았던 같았다.
상주 활공장은 경상북도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에 소재한 활공장으로써 활공장 앞쪽으로는
낙동강 중상류가 흐르고 가까이 한번 가본적 있는 경천대가 있다.
이륙장의 높이는 해발 328미터 정도이며, 능선길이가 약 1킬로 정도로 아주 길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릿지 비행하기에 아주 좋을 듯 하다.
착륙장은 이륙장 아래 산기슭해발고도 190미터 대에 위치하며 착륙조건이 조금 까다롭다.
이륙장에는 경북대 상주캠퍼스 학생들이 교과 과정의 일환인지 주말을 이용하여 비행하기 위해서
열 댓명가량 올라 와 있었다.
이륙하는 자세가 초보인 내가 보기에도 상당히 어설프게 보인다.
우리팀 교택 교관이 뭔가 한두가지 어드바이스 해주는게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 쪽에도 나름대로 지도자가 있는데 괜히 나서는 것도 안좋다고 해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많이 어설프게 보였다.
바람은 다소 강하지만 북서서로 거의 정면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륙에는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거 같아 보인다.
기온은 11.6도, 습도 27%
풍속은 1.0~3.2m/sec로 평균 2.5m/sec 정도 나온다.
비행준비를 위한 셋팅을 마치고
우리팀도 더미를 출발로 몇 분 이륙해서 나가시고 팽철 형님이 용석이와 초보자들 받아주기 위해 먼저 내려가셨다.
어느 곳이던 누군가는 한두 사람이 희생하면 나머지 다른 많은사람들이 편하다. 그래서 희생과 열정이 따른다.
열풍에만 해도 더미해서 먼저 나가는 회원, 초보보다 먼저 착륙해서 초보들 착륙유도하기위하여 애써는 회원,
매미 된 회원들 언제나 열심히 잡아주는 회원 등 등,
누군가 말없는 희생으로 나머지 회원들이 편한 것이다.
어느사회 어느 단체던 이러한 일부회원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기에 대부분의 회원들이 좀더 쾌적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항상 맘속에는 누구나 고마운 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용석이가 먼저 뛰었다.
무리 없이 잘 치고 나간다.
그런데 무전이 잘되지 않음인지 이륙장 조금 벗어난 곳에서 좌측 우측 팔자를 그리다가
갑자기 배풍받고 산쪽으로 빠르게 들어온다. 부딪힐거 같아 교택이 무전기에 대고 턴하라고 소리친다.
그래도 별 반응이 없고 다들 걱정스레 쳐다보는데 시야에서 사라진 기체가 다시 돌아 나온다.
휴~ 다들 안도의 한숨을 쉬는 거 같았다.
교택이가 무전소리 들리면 발을 흔들어 보라 하지만 반응이 없다.
나중에서야 무전이 들리는지 제대로 반응하고 팽철부회장의 콜을 받아 무사히 착륙장에 착륙한다.
용석 비핼할때 무전 때문에 한바탕 난리를 쳤기에 회원 한분 더 보낼 동안 사이드에서 무전기 키를 잡아
무전기 테스트를 해본다.
“열풍 열풍 무전기 테스트 하나 둘 셋”
별 반응은 없지만 키를 잡았을 때 주변 열풍회원의 무전기에 키가 잡히는 소리가 칫 칫 하고 들린다.
무전은 잘 되는 구나..
그리고 저번주 GPS전원을 비행 후 켠 실수가 있었기에 미리 전원을 켜 두었다.
활주로에 들어서고 태만형님의 도움을 받아 기체를 펼쳐놓고 심호흡을 한번 한다.
교택의 준비되었으면 하나 둘 셋 하고 뛰세요.
조금 센 듯한 바람에 한템포 빠르게 견제, 그리고 질주
어렵지 않게 이륙했다.
좌턴을 해서 고도침하 없이 헬기장 있는 부분까지 가보니 처음에는 살짝 침하 되는 듯 싶더니
조금 더 전진하자 많이 띄워 준다. 이곳이 열이 튀는 곳 인가보다.
첫 번째 터닝포인터로 삼고 방향을 바꿔 이륙장을 지났다.
벌써 고도는 이륙장 보다 높아진다. 처음에는 조금은 소심하게 이륙장을 중심에 끼고
살짝 살짝 좌 우로 릿지를 타다가 점점 크게 게걸음비행으로 코스를 그려 나갔다.
나중에는 우측으로는 정자 근처까지 가보았는데 가던 중 모형비행기 날리는 곳에서 열이 튀길래
그곳을 제2터닝포인터로 삼고 릿지를 반복하다보니 어느 틈엔가 고도가 500을 넘어간다.
바리오가 없어서 초당 얼마나 상승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센 755 GPS(자전거용)의 고도를
수시로 눈으로 확인하면서 속도와 고도를 체크했다.
아무래도 바리오 보다는 전문적인 계기가 아니므로 고도를 표시하는데 시간차가 있다 1-2초 정도는
GPS가 위성 신호를 받아 재계산 하기까지 고도가 늦게 표시된다.
몸은 상승함을 느끼는데 계기상 수치는 그대로다. 아쉬운 대로 바리오 구입하기 전까지
내가 상승을 하고는 있구나 내가 하강 했구나 정도는 알 수 있다.
하늘에 수놓은 열 몇대의 글라이더들
모두다 우리 열풍기체다.
장관이다.
초반 레이스에서는 내가 운이 좋았는지 내가 제일 먼저 탑을 잡았다.
릿지 타고 얼마되지 않아 510미터 고도 잡았을 때 체공하는 모든 기체가 내 발밑에 있었다.
순간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 후 조금씩 조금씩 나는 하강하고 다른 기체는 내보다 더 떠올라서 탑을 뺐겼지만 잠시나마
멋진 기분이었다. 이런기분이 들어서 탑을 잡을려고 그토록 애를 써는 것인가??
하지만 곧 실력은 한계를 드러내고 4-5대의 기체가 나보다 위쪽이거나 비슷한 고도에 있다.
우리 회원들 기체가 스쳐지나갈 때 손을 흔들었다. 그쪽에서도 손을 흔들어 준다.
내 발 바로 밑으로 지나가는 기체는 저러다 갑자기 떠오르면 어떻하나?
내 위로 지나가는 기체에는 발이 내 날개에 걸리면 어떻하나? 걱정이 앞섰다.
반복된 릿지 비행으로 고도를 높이다가 궁금 한게 있어서 무전을 해서 착륙장 팽철 형님을 찾아봐도
묵묵부답이다. 바쁘시나??
오늘은 다들 좋은 바람에 릿지 타는데 집중하느라 무전을 안하는시는 거 같다.
전체적으로 무전기가 조용하다. 하기야 용석이가 무사히 착륙했으니 더 이상 무전 할 일도 없기는 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용한 무전기가 이해가 된다.
고도를 높게 잡았을 때 강변쪽으로 한번 빼서 경천대 쪽으로 가볼까?
싶어서 물어 볼려고 키를 잡고 무전을 해도 아무도 못들었는지 여전히 침묵이다.
조금 섭섭해 질라했다. 이렇게 초보가 목메어 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만..
정말 다들 비행에 집중하느라 그러는가?
회원들 많이 몰리는 곳에서 같이 비행하기에는 공중충돌 날까봐 겁이 나서 회원들이 많이 몰리는 곳과는
반대로 움직였다. 능선 우측에 회원들 기체가 많이 몰려 있으면 나는 좌측으로 가고 좌측에 몰려 있음 우측으로 가고..
그렇지만
릿지를 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능선의 어느 지점에서는 두기체가 마주칠 수밖에 없다.
능선 좌측으로 릿지 탈 때 능선 중간의 길을 발밑에 두고 진행하는데
앞에서 능선 앞쪽으로 약간 치우진 진로로 기체가 내쪽으로 온다.
우측으로 피하는게 정석이라는데 우측으로 내가 피하게 되면 내쪽으로 다가오는 기체의 진로를 막게 되기에
나는 조금 좌측으로 이동해서 진행하고 그 기체도 살짝 왼쪽으로 이동해서 서로 피해 나갔는데
이후 다른 기체도 대부분 이렇게 상호 회피기동을 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이륙장 보다 낮은 곳에서의 교행이면 산바깥쪽 기체가 어쩌고저쩌고 하겠지만
두기체 모두다 이륙장 보다 한참 높은 곳에서의 교행이기에 어느쪽이던 상관은 없지만
내가 알기에 원칙은 기체의 우측으로 피해가는 것인데..
잘못하면 공중에서 서로 엉켜서 충돌이 날 개연성이 충분한거 같다.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거나 마주오거나 내 진로 앞에 있는 기체의 움직이는 예상경로를 생각하지 않음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가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선 언제 한번 날을 잡아서 교육을 시켰음 좋을 텐데....
능선으로 난 길을 중심으로 뒤편으로 살짝 살짝 넘어가보면 확실히 상승이 더 잘 된다.
이론상으로야 산기슭에서 능선까지의 연장선을 그었을때 그 선의 안쪽에만 있음 와류에
두들겨 맞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직 나 같은 초보에겐 그 선 근처에 가는 것만 해도 짜릿한 모험이다.
또다시 무전을 시도 해봐도 무전이 되지 않는다.
치익, 치익, 여전히 잡음만 들리는 거 보니 혹시 밧데리가 다 되었나?
분명 아침에 집에서 나오기 전에도 밧데리 상태를 확인 했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싶어 예비로 가지고 다니는 밧데리 팩을 발라스트백 앞부분에서 꺼내어 교체하려고 꺼냈다
그러나 해가 나오고 열이 성숙해가면서 10분 전 쯤부터 매우 거칠어진 기상 때문에
두손다 놓고 복잡한 작업을 하기에는 아직은 초보인 나에겐 무리인 거 같았다.
잘못하면 밧데리팩을 공중에서 떨어뜨릴거 같았다.
무전기 밧데리 교체를 포기하고 그냥 알아서 착륙하기로 했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도 훨씬 지났고
1시간 이상을 비슷한 동작의 반복인 릿지비행을 하다보니 슬슬 지겨워져 오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내 무전기가 먹통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 동안 나를 많이 찾았을 거 같은데
나를 찾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런 사실을 알 길도 없고 혹 밥먹으로 내려가자고 찾지는 않았을지??
어느 듯 하늘에 많이 떠 있던 기체들도 수가 많이 줄었고 다른 기체들을 보니 착륙하려는지
하나 둘, 앞쪽으로 빼기도 하고 일부 착륙하기도 한다.
이제는
무전기가 없으니 콜을 받을 수도 없고 물어볼 수도 없고 이제는 완전히 혼자 알아서
착륙장에 들어가고 착륙해야 한다.
오늘은 천만 다행으로 이륙장 올라오기 전에 교택과 박사에게서 착륙장 브리핑을 받았기에
별 무리 없이 착륙할 거 같았고 이것이 나중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일단 무전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떻게 착륙을 하나? 하는 막막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으니깐..
혼자 늦어서 다른 사람들 기다리게 하지 말고 착륙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릿지를 타면서 착륙하는 기체의 진입방향을 살폈다.
이제 풍향도 알았으니 적절한 고도처리가 문제다.
착륙을 위한 고도처리로 능선에서 조금 앞쪽으로 나왔지만
여전이 상승밴드 였는지 고도가 까지기는커녕 도리어 더 올라간다.
순간 문득 들었던 생각이 이러다 정말 내려가고 싶어도 못내려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되겠다 싶어 조금 더 앞쪽으로 빼서 8자비행을 하니 이젠 고도가 정리 된다.
한번 할때마다 100미터 정도 고도가 까져서 460대에서 360대로 다시 260m대로 떨어진다.
이제 어느 정도 고도가 맞을 거 같아서
착륙장 직선 어프로치 하기 위해서 접근하다가 아직 고도가 높은 거 같아서
반바퀴 정도의 8자 비행을 더해서 고도를 정리 후에 직선어프로치
어라~ 너무 고도를 깠나? 이번에는 착륙장 못미칠 거 같아서 만세
상주활공장이란 글자가 새겨진 착륙장 위쪽 하단사면을 미끄러지듯 날아 착륙장 진입
조금 빠른 속도에 브레이크 코드를 세 번정도 손에 감아쥐고 풀브레이크 걸 준비를 한 채
착륙장 모래 사장 비슷한 곳에서 풀브레이크 후 두발 착지
앞으로 달려나가 기체를 뒤로 떨어지게 했다.
무사히 착륙했다.
무전기가 안되므로 무사히 착륙했음을 알리지도 못하는데 기체 정리하고 돌아서는데
누군가 다른 회원이 내가 착륙했음을 알리는 듯 하다.
찍기판에는 못미쳤지만 까다로운 착륙장에 나름 잘 착륙했다고 자찬했다.
그리고 무전기가 왜 안되었을까?? 살펴보니 키락을 해놓았던거 같은데
이것이 풀려서 주파수가 418에서 440으로 바뀌어 있었다.
비행할때마다 꼭 한가지씩 빼먹거나 빠뜨린다. 정신을 좀더 차려야 겠다.
내려서 기체 정리 할 시간도 없이 태만형님이 급하게 차를 대고는
기체를 말아쥐고 하네스 벗은 채 차에 타라신다.
점심먹으러 간다고
하네스랑 기체랑 스타렉스 뒷자리에 수쎠 넣듯이 밀어 넣고 차에 올랐다.
형광색 윈드자켓을 입으신 분이 이 과정을 도와주셨는데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상주캠퍼스 레크레이션 강좌 교수라고 하는데??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
종진, 총무, 성언씨, 태만형 이렇게 차에 올라 이륙장에 기체와 하네스를 내려 놓고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하네스로 덮어 놓은 채 팔각정 보양식 준비 된 곳으로 갔다.
우리 비행하는 동안에 성언씨랑 부인, 상국씨, 돈현이 4명이 성언씨 차로 합류했었나 보다.
그리고 영숙씨와 성언씨 부인께서 오랫동안 푹 고았나 보다.
제법 큰 삼계탕용 닭에다 전복과 약초를 넣은 맛나는 보양식을 배불리 먹었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닭요리를 먹은 것은 처음일 것이다. 맛났다.
착륙하기 전 기상이 거칠어서 많이 흔들렸기에 멀미가 나는 거 같아 오후 비행은 하지 않았음 했다.
정두형님은 이곳에서 아픈 기억도 있었는데 트라우마를 용케도 떨쳐버리고 오전에 비행을 잘하셨다.
그 비행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 하셨는지 오후에는 하지 않으려 하신다.
마침 바람도 오전보다 많이 거세졌고 종진이도 오후 비행은 안한다 하니 나랑 재덕형, 정두형, 용석
모두 거친 기상에서는 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들 안전을 위해서 욕심을 조금 누그러뜨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하루 이틀 비행하는 것 보다는 평생을 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늘 하루 못한 비행은 다음날 더 좋은 기상에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으니깐..
욕심 부리지 말자
오후에는 오전보다 바람이 좀더 세졌고 해가 나서 열이 튀니 더 거칠어 진거 같다.
풍속계로 측정한 수치로 이륙장 바람은 최대 풍속이 6.5m/sec 까지 나온다.
시속 약 23km다.
오후에도 처음 비행자 이륙때보다 나중에는 바람이 더 거칠어져서 선배들도 거친바람속에
몇 번 이륙중지, 실패를 거듭하고 나가신다.
평균 3m/sec 대로 초보가 날기에는 세다. 이륙하고 나면 비행하기에는 괜찮다고 하는데
이륙과 비행이 문제가 아니라 이정도 바람 세기라면 착륙이 문제다.
초보자급 기체로는 전진속도가 나오지 않아 착륙장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바람이 세면 셀수록 조그만 야산을 넘어오는 바람도 와류를 형성하기 때문에 뜻하지 않는 침하와
날개 접힘으로 당황하기 쉽고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륙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편안한 맘으로 고참 회원들 비행하는데 이륙보조를 했다.
임사장은 차를 가지고 내려가려는 듯 릿지 비행하는 중에 몇 번이나 탑랜딩을 시도 했지만 여의치 않나 보다.
정두형이 이를 보고 차는 우리가 가져다 놓을 테니 그냥 내려가라고 해서 내려 보냈다
비행 안하기로 한 사람 5명 빼고 모두 다 나가고 향종 부회장님만 남았는데 비행준비도 안하고 계시길래
우리가 이륙보조 해드릴테니 나가시라고 하니 오전에 비행 했기에 안하고 싶어 하시는 듯 썩 내켜하지 않으셨다.
그러다 주섬 주섬 비행준비를 하신 후 사뿐하게 이륙해서 나가신다.
나중에 향종 부회장님이 큰 부상을 입게 되는데 미안하다.
비행이란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해야 되는데
교택 말대로 신참들의 사고나 실수는 고참들의 일부 책임이 있지만 고참들의 사고나 실수는 본인자신의 책임이다.
뜨고 안 뜨고는 결국 본인이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라 하지만 그래도 괜히 우리가 무언의 펌프질을 하지 않았나 하는
미안함이 들었다.
남은 우리는 이륙장에 있는 차량과 몇 개의 짐을 모두 다 싣고 내려왔다.
착륙장에 내려 점심 먹기전에 대충 말아 놓은 기체를 차에서 다시 꺼내어 정리 한다고 있던 중에 ‘어 어’ 하는 소리와
웅성거림에 고개를 들어보니 기체 한대가 배풍 받고 산사면 쪽으로 날다가 뚝 떨어진다.
높이가 7-8미터이상은 족히 되는 듯 한데
기체를 보니 날개 중간에 열풍로고가 선명하고 기체 색상, 디자인이 내 것이랑 똑같다.
그렇다면 에델 엑섹을 타시는 향종형님?
기체를 접다가 놀라서 달려가 보니 떨어진 충격으로 괴로워 하시면서 일어나지 못하고 계셨다.
혹시라도 뼈가 부러졌을 때는 섣불리 움직이면 복합골절로 이어질수 있어 움직임이 많으면 오히려 안좋다.
조심스레 기체를 걷어내고 하네스와 바리오등 장비를 벗겨 하네스에 몸을 기대어 누워 있도록 했다.
걱정된 팽철부회장이 누가 떨어졌나? 물었을 때 종진이가 향종형님인데 괜찮다고 한 것을 상정으로 잘 못알아 듣고
기체 색깔도 나랑 똑같지 해서 하늘에서 내가 떨어진 줄 알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
속속 회원들이 착륙하고 성언씨 차에 향종형을 조심스레 싣고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나중에 뒷풀이 할때 연락된 내용으로는 요추 1번이 압박골절되었다 한다. 한동안은 고생하시리라 싶다.
왜 향종형님이 떨어졌는지는 자세히 모른다. 하지만 떨어진 직 후 몸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그냥 고도 높으면 지나갈걸
하시는걸로 봐서 착륙장 진입시 고도가 높아서 어떤 조작을 하시다가 그렇게 되지 않았나 혼자 생각해본다.
암튼 착륙은 이륙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큰 상처를 남긴다.
착륙장 상공에서의 과조작, 오조작은 정말 위험하다. 그리고 잘못된 판단도 역시
이륙은 실패하면 다시하면 되지만 착륙은 실패하면 바로 ....
착륙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되새겨 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남은 회원들도 뒷 정리를 하고 고문님 댁으로 돌아 왔다. 해가 빨리 떨어져서 어느 듯 컴컴하다.
뒷풀이는 뿔고로 향했고 1차 뒷풀이 과정에서 조금 얼굴 붉히는 일도 있었지만 사람 사는 어느 사회나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자체적으로 언젠가는 풀어야할 과제 였을지도 모른다.
1차를 파하고 바쁜사람은 귀가 하고 다시 2차, 2차 끝나고 또 귀가할 사람은 귀가하고 자리를 미스터 세븐으로 옮겨서 3차,
두분 형님들 모셔다 드리고 집에 도착하니 11시반이다.
새벽부터 피곤한 몸을 자리에 뉘이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즐거운 비행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신께 감사드렸고
다만... 한가지
향종 부회장님의 빠른 쾌차를 기원합니다.
<< 비행요약 <<
1. 비행횟수 : 14회
2. 일자 : 2010년 11월 14일(일요일)
3. 글라이더종류 : 에델 컨피던스 M사이즈
4. 풍속 : 2.1/1.0~3.6m/s(바람이 조금 강함)
- 기온 11.6도, 습도 27%
5. 이륙장, 및 고도 : 상주 황금산 이륙장, 약 321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황금산 높이는 328m라 하지만 이륙한 곳의 높이는 길에서 조금 내려와서 이륙을 하므로 321m로 측정됨.
6. 착륙장, 및 고도 : 상주활공장 중턱 착륙장 196m(아센 755 GPS 측정수치)
- 이륙장과 착륙장 표고차 125m
7. 비행 중 기록
7-1. 최고고도 : 510m(이륙장 대비 182m더 올라감)
7-2. 최고속도 : 51.5km/h
8. 비행시간 : 1시간 33분 54초(총누계 비행시간 : 4시간 56분 33초)
8-1. 이륙시간 : 11시 34분 39초
8-2. 착륙시간 : 13시 08분 33초
9. 비행거리
9-1. 총비행거리 : 약 37.1km
9-2. 직선거리 : 0.412km
10. 비행조건
10-1. 기류 : 중(바람 방향 북서서) 바람이 다소 강함
10-2. 지형 : 릿지가 약 1킬로 이상으로 길어서 릿지 비행하기 최적의 장소임
10-3. 이륙장조건 : 상(북서서, 서풍을 받아서 이륙, 3-4대 동시 이륙이 가능한 공간)
10-4. 착륙장조건 : 하(이륙장에 비해 착륙장이 산 중턱에 있어서 별로 좋지 못한 조건임, 착륙진입이 조금 까다로움)
11. 특기사항
11-1. 비행 전 분명히 무전기 테스트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비행 중 키가 돌아가 버려 상호 무전교신이 되지 않아
혼자서 판단하고 혼자서 비행한 하루였음
처음에는 밧데리가 나가서 그런줄 알았는데 나중 알고 보니 주파수가 418에서 440으로 돌아가 버려서
그랬던 거 같았음
다음부터 무전기 수신상태를 재차 확인하고 주파수가 변경되지 않도록 키락을 설정해 놓아야 겠음
(분명 키락을 설정해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돌아 가버렸을까??)
11-2. 비행하고 처음으로 가장 오랜시간 비행(1시간 34분)하였고 이륙장 고도 위 120m 이상 획득한 하루였음
상정형님 비행일지는 언제봐도 흥미진진하네요..ㅋㅋ
향종형님 빠른 쾌유를 빕니다...